CEO 수필 2020_03_18
출처: J. Pan & Y.J. Tao - Rice University
이것이 생명(生命)이다.
단백질 덩어리들이 빨갛고 노란 리본 모양으로 이리저리 구부러지고 접히는 현상(protein folding)이 삶이고 멈추는 것이 죽음이다.
이 그림은 5백만개의 원자로 만들어진 바이러스 한 마리를 전자 현미경 사진과 3차원 분자 모델을 컴퓨터 그래픽스 기술로 합성한 모습이다. 빨갛고 노란 리본 같은 그림은 수만에서 수십만 개의 원자로 만들어진 단백질들이 끊임없이 접히고 구부러지는 모식도이다.
살고, 죽고, 병들고, 배설하고, 기쁘고, 슬프고, 즐겁고, 화내고, 사랑하고, 미워하고, 꿈꾸고, 욕심 내는 모든 생명 현상은 이런 단백질 접히기의 결과물들이다.
사람을 살리는 공부를 하고 싶었다.
인간은 대략 100조개의 세포로 되어있다.
1개의 세포는 대략 100조개의 원자로 만들어져 있으며 세포의 70% 정도는 물로 되어있으며 생명이라는 것은 이 미세 구조상으로는 거대한 물 탱크 안에 수 천~수 만개의 원자로 만들어진 수천 만개의 단백질 덩어리들이 떠 다니며, 이리 저리 구부러지며 만들어지는 무수히 많은 전기 신호들에 의해 동작하는 초거대 복합 시스템이다. 이런 세포들 100조개가 결합해 만들어진 것이 인간이다.
인간을 살리는 공부를 하고 싶었다.
인간은 아직도, 왜 병이 나는지, 약을 먹으면 왜 병이 낫는지 모른다. 다만, 이렇게 저렇게 해 보니 병이 나았더라는 경험적인 지식만 갖고 있다.
대부분 병의 원인인 단백질 접히기 오류(protein misfolding), 아플 때 약을 먹으면 분자 수준에서 세포의 단백질 분자들에 어떤 영향을 주기에 제대로 구부러지게 회복 시켜주는지, 아직 전혀 모른다.
* Zevan's Commentary
이 수많은 세포들, 그리고 그 세포 속에 또 수많은 원자들은 무엇을 동력으로 움직이고 있는 것일까? 언젠가 그 동작이 멈추고-즉 인간이 죽어 자연으로 돌아간다는 표현과 같이-다른 형태가 되어가는 현상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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