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03월26일 13시33분

CEO 수필 2020_03_26


어린 아이의 손등을, 100억배 크기 현미경으로 확대해 보면 원자가 보이기 시작한다.

뉴턴(Newton) 잡지에 실린 이 그림은 어린아이의 손등을 한번에 10배씩 10번, 100억배 확대해 가며 들여다 본 단계별 모습이다. 솜 털, 세포, 염색체, 탄소, 수소, 질소 원자들로 만들어진 이중 나선 구조의 DNA, 원자핵을 거쳐 맨 오른편 둥그런 원안 주황색으로 표현된 쿼크, 렙톤 등 인류가 알고 있는 가장 작은 소립자까지의 모형도다.

그러나, 아직 어느 누구도 원자의 하얀 속살은 본 적이 없다.

아직 그 누구도 가보지 못한 전인미답의 신비의 세계이다.


휴대폰을 분해한 사진에서 반도체 칩을 확대해 들어가면 역시 원자 단위로 만들어지며, 반도체와 생명과학은 원자 수준에서 만나게 된다.

외줄 인생, 나는 CPU 반도체 칩만 37년째 디자인 해오고 있다.

"그럼 어떤가. 이름도 필요 없다, 돈도 필요 없다, 지위도 명예도 목숨도 필요 없다는 남자가 제일 상대하기 힘들다. 바로 그런 사람이라야 큰 일을 이룰 수 있다. 일본 개화기 정치가 사이고 다카모리(西鄕隆盛)가 한 말이다. 그렇듯 막무가내로 달려 드는 인간은 아무리 누르려 해도 도저히 당해낼 수 없기 때문이다.  "

- 소프트뱅크 손정의 사장

아무것도 필요 없다. 바늘로 우물을 파듯 글을 써왔다는 오르한 파묵의 심정으로, 지난 37년간 CPU를 조각해 왔다.

지난 37년동안 CPU에 몰입 해 올 수 있었던 것은 CPU 자체에 매료된 이유도 있었지만 생명이란 무엇인가, 결국 나는 무엇인가, 나는 왜 여기에 존재하는가, 나는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에 대해 본질적인 답을 얻고 싶었던 것이 더 크다.

물질의 궁극에 도전하는 나노(10-9, 10억분의 1m) 기술의 결정체인 반도체와, 궁극의 물질을 모의 가상 실험이 가능하도록 초고속 계산 능력을 제공해주는 컴퓨터에서 생명의 근거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이 있었다. 1982년 정부 연구소에서 CPU 설계를 처음 시작 할 때는, 10년을 공부해 원자 크기의 제조가 가능한 반도체의 극한 기술까지 파고 들어가 물질의 궁극을 밝혀내고, 또 다른 10년을 공부해 최첨단 컴퓨팅 기술을 접목하여 최고의 컴퓨터 모의 실험, 시뮬레이션 기술을 통해 궁극의 물질, 생명의 본질을 밝혀내 역사의 수레바퀴를 한치라도 전진 시키고자 하는 뜻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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