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04월08일 13시59분

CEO 수필 2020_04_08


출처: https://www.youtube.com/watch?v=sBZfPmIcS-E

물 분자의 컴퓨터 시뮬레이션(모의실험) 그림이다.

앞서 보여준 표준 모델의 수식을 수소 원자, 산소 원자, 물 분자에 사용한다면 이런 시뮬레이션 자체가 불가능하다. 이런 시뮬레이션은 대부분, 아주 단순한 쿨롱과 반데르 발스 힘 정도만을 가정해서 표준 모델 대비 엄청나게 단순화한 모델을 사용한다. 산소 원자 1 개와 수소 원자 2개로 만들어진 물 분자 1 개는 표준 모델 수식 3개 이상에 각 수식들이 서로 동시에 해석되어야 하기에 그 복잡도는 지수 함수적으로 증가하기에, 2019년 현재 아직도 물 분자는 물론 분자 자체는 물리학의 대상이 아니다. 이 수식을, 정확하게 풀어 낸다고 해서 원자 한 개의 움직임과 중력이 결합된 실제 세상을 정확하게 이해하거나 예측할 수 있는 것도 아니기에 사실상, 원자 한 개조차, 전자 한 개조차, 아직도 과학의 대상이 아니다. 분자들 수십 개가 모여야 돌아가는 단백질, 이런 단백질 100 조개가 모여 돌아가는 세포, 이런 세포 100 조개로 된 인간과 생명, 마음과 정신은 과학의 대상이 될 수 없다.

인간은 다만, 이 모든 보이지 않는 세상의 근원에, 빛이 있다는 것 만을 어렴풋이 알아가고 있을 뿐이다.

그렇기에 반도체에서 원자 1-2개 크기로 회로를 만들거나, 분자 생명 과학에서 원자 단위로 생명 현상을 밝혀낸다고 한들 근본적으로 알고 있는 것은,"거대한 진리의 바닷가에 흩어진 조개껍데기 하나 우연히 집어 들고 기뻐하거나(뉴턴)", "빛과 중력, 평생 생각해 보았지만, 결국 그 근처에도 가보지 못한(아인슈타인)" 수준에서 조금도 더 나아간 것이 없다.

'그러므로 신은 반드시 존재한다' - 레온하르트 오일러

빛은, 우주 만물의 가장 근본이다.

하나님이 이르시되 빛이 있으라 하시니 빛이 있었고  창세기 1장 3절


* Zevan's Commentary

-> 미시세계의 근원에 빛이 있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

-> 세포에 대한 이야기에서 반도체에 대한 이야기로 넘어가고, 이 모든 것의 근원에 있는 '원자'의 이야기로 연결된 것은 자연스러운 설명이다. 대체로 읽기에도 어렵지는 않았다. 또, 원자 내부를 어떻게 해석할 것인지에 관한 글도 관련성이 있어 납득할 수 있는 흐름이었다. 그런데 "중력", "신루", "물 분자" 파트는 관련성이 없다고 할 수는 없지만, "원자의 속"까지 쌓인 플롯이 너무 갑작스럽게 해소되는 감이 있고, 그 결론 역시 처음 질문으로 순환할 뿐인 한계가 있다. 원자까지 줌인하는 속도는 완만했던 반면, 원자로부터 물 분자, 다시 세상으로 줌아웃하는 속도는 너무 빠르다. 그러다가 끝에는'빛'이 나온다. 이 파트까지 오면서 언급되지 않았던 요소다. 그렇다면 좀더 설명이 필요하다. 물론 이 다음부터 이어지는 오일러 방식에 대한 증명, 지수 함수, 로그 함수에 대한 설명, 슈뢰딩거 방정식에 대한 증명과 설명은 '빛'에 대한 설명으로 가는 과정이지만, 그 사이에 브릿지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 원자 1~2개 크기의 반도체 회로를 만들어낸들 그 근본 현상에 대해 더 이상 파악할 수 없고 그것이 과학의 영역이 아니라면, '경험적 현상'에 의지하여 어떠한 기술을 개발하거나 연구하는 것이 현실적인, 합리적인 방안은 아닐까? 근본적 원리가 아니라 '현상'과 '경험'에 의존하는 현행 과학기술에 대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한 이 글이 당도한 종착지에서 결론을 '더 파고 들어도 소용이 없다'는 것으로 마무리하는 것은 좀 허망하다.

-> 따라서 중간에 언급하였던 Exascale CPU에 관한 더 자세한 설명을 이 글 다음에 붙여서 '현상'과 '경험'에 의존하는 현행 과학기술이 봉착한 정체 국면을 '근원'에 접근할 수 있는 Exascale CPU가 어떻게 해결-완전히 해결할 수는 없다고 하더라도-할 수 있는지 다시 제시하는 것이 필요하다.

-> 나아가 좀더 완성된 형태의 '글'로 이 내용들을 연결시키기 위해서는 보다 단단한 철학적 기반이 요구된다. 최첨단을 달리는 과학기술로도 이해하기 어려운 원자의 움직임이 신의 실증으로 연결되기 위해서는 이보다 더 많은 이야기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이는 본질적으로-논리상으로- 번개가 왜 치는지 모르기 때문에 그것이
제우스의 분노라고 생각했던 고대 그리스인과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정교한 수식과 과학적 발견 끝에 나온
결론이, 비록 그것이 천재적 인물들인 오일러나 아인슈타인의 결론이었다 할지라도, 무조건 참이 될 수는 없다.

-> 이런 문제를 해결하려면 글의 목적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CPU 개발자로서 Exascale CPU을 개발하는 배경과 필요성을 어필하는 것이 목적인지, 현재 과학기술의 성과를 정리하는 한편 그 한계를 지적하는 것인지, 저자의 개인적인 생각을 정리하는 것인지 명확히 해야 한다. 이 목적들을 모두 복합적으로 쓰고 싶다면 머리말을 통해 그와 같은 목적을 가지고 있고, 그 목적에 따라 장절을 어떻게 나눌 것인지 설명하면 독자들이 그 가이드라인에 맞추어 내용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앞서 언급했던 바와 같이, 이미 독자의 관심을 이끌어낼 수 있는 좋은 플롯을 가지고 있으므로 이런 요소가 보완되면 좋은 글이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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